일본의 편의점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24시간 영업하며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는 일본의 편의점은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음식을 쉽게 살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엄청난 양의 식품 쓰레기가 존재한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지나면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식품이 버려지며, 이 문제가 심각한 환경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도쿄의 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리코 모리나가는 이 문제를 직접 목격하며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원래 친구들과 주말을 보내던 그녀는 올해 2월, 세쓰분 명절에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편의점 식품 폐기 문제를 조사하기로 결심했다. 세쓰분은 일본에서 봄을 맞이하는 날로, 이날을 맞아 전국적으로 ‘에호마키’라는 특별한 김초밥이 판매된다. 그러나 세쓰분 밤이 끝나면 이 에호마키 수십만 개가 남아 버려지는 상황이다.

모리나가와 그녀의 자원봉사 팀은 밤 9시 이후 도쿄의 여러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에호마키의 남은 수량을 기록했다. 시부야역 근처의 한 편의점에는 밤 9시가 넘었음에도 72개의 에호마키가 남아있었고, 그 주변의 또 다른 편의점에서는 93개가 남아있었다. 이는 일본 전국 편의점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음식물 폐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였다.

이 조사를 주도한 환경 운동가이자 언론인 이데 루미는 이를 통해 일본 내 편의점에서 매년 수백만 개의 에호마키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버려지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를 야후 재팬에 공개하며 대중의 인식을 환기시키고자 했다. 이렇게 에호마키는 단순히 일회성 문제를 넘어서 일본 편의점의 식품 폐기 문제를 상징하는 사례가 되었다.

일본의 편의점들이 365일 24시간 영업하며 식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장점이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이데는 일본의 편의점이 소비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음식을 버리고 있는지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했다. 안전한 놀이터처럼 시스템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이 문제는 단순한 편의성의 문제를 넘어선다.

이데와 모리나가는 도쿄 시내의 여러 편의점을 방문하며 식품 폐기의 심각성을 직접 목격했다. 늦은 밤에도 편의점 진열대에는 여전히 다양한 식품이 가득했으며, 일부는 팔릴 기회조차 없이 쓰레기통에 버려질 운명이었다. 모리나가는 이러한 식품 폐기가 너무나 일상화되어 소비자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주요 편의점 브랜드들은 매장별 식품 폐기량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세븐 일레븐 재팬’과 ‘로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폐기량 공개를 거부했으며, ‘패밀리마트’ 역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들 편의점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총량은 약 5만 6367톤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일본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편의점들이 연간 468만 엔어치의 식품을 폐기하고 있다고 추정했으며, 이를 전체로 환산하면 약 2600억 엔 규모에 이른다. 이는 일본이 소비하는 식품의 63%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큰 낭비로, 식량 수급의 안정성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해야 할 문제임을 나타낸다.

식품 폐기로 인해 발생하는 자원 낭비와 경제적 손실 외에도, 폐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일본은 주로 폐기물을 소각 처리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기후 변화에 기여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UN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지지하며 2030년까지 음식물 쓰레기 배출을 490만 톤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데와 같은 환경 운동가들은 이를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한다. 일본 정부가 목표 수치를 설정할 때 기준 연도를 2000년으로 삼은 점에 대해, 그는 "UN이 권장하는 2015년이 아닌 2000년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이를 일종의 "속임수"라고 지적했다.

환경 운동가들은 편의점의 식품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로 편의점들이 폐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문제는 일본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글로벌 편의점과 유통업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각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식품의 유통 구조를 변화시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일본 내에서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몇 가지 보편적 해결책이 있다. 소비자들이 필요한 만큼의 음식을 선택하고 남기지 않도록 유도하는 캠페인,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시스템 등이 그 예다. 슬롯사이트와 같은 혁신적인 접근을 통해 일본 내 편의점들이 식품 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소비자 인식 변화와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남은 식품을 기부할 수 있는 제도를 활성화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이는 편의점과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환경운동가들과 모리나가 같은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이러한 변화가 성공할 경우, 일본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식품 관리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편의점 식품 폐기 문제에 주목하고, 보다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