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 통했나? "멕시코, 미국행 이민자 차단 동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와의 이민 문제를 두고 강력한 압박에 나섰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가진 후, 멕시코 정부가 불법 이민자 차단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대대적으로 알렸다.

트럼프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에 “멕시코 신임 대통령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멕시코가 자국을 통과해 미국으로 향하는 이민자들을 차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와 마약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며, 매우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멕시코를 통한 불법 이민과 마약 유입 문제를 정치적 주요 의제로 삼아왔다. 그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도 중남미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멕시코를 압박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으며,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도 공공연히 해왔다.

트럼프는 멕시코뿐 아니라 캐나다를 포함한 미국과의 자유무역 협정(USMCA) 당사국들을 겨냥하며 국경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수천 명이 몰려들고 있다”며 “이는 전례 없는 범죄와 마약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취임 후 첫 번째 행정명령으로 두 나라에서 미국으로 들여오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멕시코 측의 반응: 외교적 협력과 반발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전화 통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관세 부과 위협에는 단호히 반대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와 이민 문제와 안보 현안에 대해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웃는 모습의 사진을 게시했다. 하지만 멕시코 내부에 머무르는 이민자들을 관리하고 북쪽 국경으로 향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민자 차단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 외교팀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 중이며,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가 관세 부과 위협을 실행에 옮긴다면 멕시코도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40만 개 이상의 미국 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관세 조치가 미국 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세 위협의 실질적 의도는 협상?

에브라르드 경제장관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위협이 실제로 이를 실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가 정말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면, 취임 두 달 전에 이런 계획을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는 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멕시코 간의 이 같은 논의는 단순한 외교적 갈등을 넘어 양국 경제와 사회 문제 전반에 걸친 복잡한 협력 관계를 재조명하게 하고 있다. 불법 이민과 마약 문제를 둘러싼 논쟁 속에서 트럼프와 셰인바움 두 지도자가 향후 어떤 협상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