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휴전’ 끝까지 반대한 이스라엘 장관 1명…왜?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휴전안이 효력을 발휘하며 양측이 전투를 전면 중단한 가운데, 이스라엘 내에서 휴전 합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특히 안보 내각 투표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의 강경한 입장이 주목받고 있다. 벤그비르 장관은 휴전이 성급한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전쟁을 지속해 헤즈볼라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혀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2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안보 내각에서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이 찬성 10표, 반대 1표로 통과되었다고 밝혔다. 이 안보 내각은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해 국방장관 이스라엘 카츠, 외교장관 기드온 사르 등 총 11명의 핵심 인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쟁을 포함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주요 결정을 내리는 기구다. 안보 내각의 이번 결정으로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공식적인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휴전 투표에서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표명한 이타마르 벤그비르 장관은 극우 성향의 정치인으로, 전날에도 "레바논에서의 전쟁을 멈추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완전한 승리 없이 전쟁을 끝내는 것은 이스라엘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휴전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이번 휴전은 이스라엘의 전략적 기회를 놓친 역사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헤즈볼라가 언제든 다시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으며, 레바논 남부에 주둔하기로 한 레바논 정규군도 실질적인 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헤즈볼라가 여전히 이스라엘에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이번 휴전이 장기적인 평화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이 여전히 공격 위험에 놓여 있으며, 헤즈볼라가 군사적 위력을 키울 시간을 벌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이스라엘 내 보수파 사이에서 지지를 얻고 있지만, 휴전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충돌하고 있다.

반면, 헤즈볼라 측은 휴전 이후에도 자신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헤즈볼라 소속 레바논 의회 의원 하산 파드랄라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지역의 재건을 돕고 레바논 난민들의 복귀를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헤즈볼라가 단순한 군사 조직을 넘어 레바논 내에서 중요한 정치적·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이번 휴전은 전투를 멈추고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지만, 내각 내부의 분열과 강경파의 반발은 이스라엘 안보 정책의 미래 방향을 둘러싼 논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사이의 긴장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양측의 휴전 합의가 얼마나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질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