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이 허용한 장거리 미사일, 상징적 결정일 뿐 영향은 미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미국산 장거리 타격 무기, 에이태킴스(ATACMS)의 사용 제한을 해제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이 결정은 러시아와의 전쟁이 3년째 접어든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주요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러시아의 전쟁 지속 의지에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허가한 ATACMS 미사일은 약 300km에 달하는 사거리를 가진 장거리 타격 무기로, 우크라이나군은 이를 통해 러시아의 군사적 핵심 시설을 겨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워싱턴의 전쟁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의 공항, 무기고, 훈련 센터, 보급 기지를 포함한 약 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는 북한군과 러시아군이 집결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쿠르스크 지역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설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쿠르스크는 러시아 남서부에 위치하며, 현재 러시아군의 주요 병력과 보급 기지가 자리한 전략적 요충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ATACMS의 도입은 러시아군의 보급 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강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단거리 미사일 사정권을 벗어난 전선 인근에 보급 기지를 배치해 신속히 병력과 물자를 지원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TACMS의 사용이 본격화되면, 러시아군은 보급 기지를 더 뒤로 물릴 수밖에 없고, 이는 전선으로의 보급 시간이 길어져 전쟁 수행 능력에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또한 ATACMS는 러시아 전투기와 공격 헬리콥터가 주둔한 공항을 목표로 삼아, 러시아 공군의 폭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TACMS의 사용이 전쟁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수개월 전부터 장거리 타격 무기의 사용 허가를 요청한 만큼, 러시아는 주요 군사 자산을 ATACMS의 사정권 밖으로 이동시켰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국의 군사 전문가 매튜 사빌은 “우크라이나가 처음 이 무기를 요청했을 때와 비교하면, 그 효과는 지금 훨씬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드미트로 쿨레바 역시 “우크라이나가 무기 도입과 관련된 승인을 기다리는 동안 러시아는 전투 준비를 더욱 강화할 시간을 얻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사용할 ATACMS의 수량도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BBC는 “이번 결정은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지만,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는 ATACMS의 재고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고 보도했습니다. 미 국방부 관계자들도 미국이 보유한 미사일의 수량이 많지 않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단순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러시아와 동맹 관계에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근 약 1만 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되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ATACMS 공격은 북한군이 포함된 러시아 병력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러시아 지원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세를 완전히 뒤바꾸지는 못할 가능성이 크지만, 러시아군의 보급 및 전략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제한된 미사일 재고와 늦어진 결정으로 인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ATACMS의 사용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향후 전쟁의 진행 상황과 미국 및 서방의 추가적인 지원 여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