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에 체포 영장 발부한 ICC...국제 사회 끼칠 영향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부 장관에게 반인도주의 범죄와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이는 ICC 설립 이후 서방 민주주의 지도자에게 처음으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사례로, 국제사회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체포 영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ICC 회원국인 124개국에 입국할 경우 체포될 위험이 있음을 의미하지만, 실질적인 집행 가능성은 낮다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체포 영장 발부의 배경과 혐의

ICC의 이번 조치는 2023년 10월 하마스의 공격과 이에 따른 이스라엘 군의 대응에서 비롯됐습니다. ICC 검사장인 카림 칸은 지난 5월 네타냐후와 갈란트에 대한 체포 영장을 신청했으며, ICC 판사단이 이를 심리해 영장을 발부했습니다. ICC는 이들이 전쟁 수단으로 기아를 유발하고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공격과 같은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네타냐후와 갈란트는 고의적으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지시하고,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ICC의 집행력 한계

체포 영장은 124개 ICC 회원국이 집행해야 하지만, ICC는 자체 경찰력이 없어 각국의 협조에 의존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체포 영장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예를 들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3년 ICC로부터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이후 ICC 회원국인 몽골을 방문했음에도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체포 영장 집행 의지를 표명했으나, 영국과 같은 주요 회원국은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ICC의 독립성을 존중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는 ICC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ICC 회원국이 아니며, 이스라엘과의 긴밀한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체포 영장을 집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체포 영장의 국제적 여파

체포 영장이 실제 집행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제 사회에서 이스라엘의 고립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체포 영장이 이스라엘의 국제적 지지를 약화시키고, 서유럽 국가들에게 난제를 안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체포 영장이 네타냐후와 갈란트의 국제적 활동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이스라엘의 외교적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한 반발이 나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체포 영장 발부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스라엘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어를 계속할 것이며, 어떠한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갈란트 전 장관 역시 "이스라엘 방위군이 전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ICC와 카림 칸 검사장을 둘러싼 논란

ICC의 결정은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카림 칸 검사장 자신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칸 검사장은 ICC 여성 직원에 대한 성희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그의 리더십과 ICC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과 전망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전 장관에 대한 ICC의 체포 영장은 국제 법률 체계의 상징적 승리로 평가될 수 있지만,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ICC 회원국들이 체포 영장을 집행할 의무는 있지만 강제력은 없기 때문에, 네타냐후가 실제로 구금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체포 영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 및 가자지구 전쟁에서 중요한 외교적, 정치적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 사회가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행동할지는 앞으로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