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보류한 美국방장관, 일본 간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예정된 일본 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 한국은 이번 방문지에서 제외됐다. 오스틴 장관은 원래 일본과 한국을 동시에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한국 방문은 취소되었다. 미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한국 방문이 포함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며, 이번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 방문을 추진한 이유는 한미 간의 협력과 대북 억지력 강화라는 중요한 목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시기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최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미국의 군사 외교 일정을 크게 영향을 미친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계엄령 발효와 함께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사퇴와 같은 정치적 이슈가 발생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이어지는 등 정치적인 불안정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국 방문을 미루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미 국방 협의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고, 미국은 이를 신중히 고려하여 오스틴 장관의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의 팻 라이더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스틴 장관이 7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리는 레이건 국방포럼에 참석한 뒤,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의 이번 일본 방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동맹 강화라는 중요한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전략적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라이더 대변인은 오스틴 장관의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역내 평화와 안보, 번영을 위한 미국의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래 오스틴 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잇따라 방문하고 미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이날 한국을 제외한 방문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번에 오스틴 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오스틴 장관이 한국 방문을 검토했으나, 현재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적절한 시기'라는 판단은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와 그로 인한 정치적 혼란, 그리고 국방부 고위 인사의 사퇴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사임은 한국 국방부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사건이었으며, 이는 미국 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과의 국방 협의 일정을 잠정적으로 미룰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오스틴 장관의 한국 방문은 연기된 것이다.

한국과 미국 간의 중요한 안보 협의인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TTX)은 이미 연기된 상태이다. 원래 4일과 5일로 예정되어 있던 제4차 NCG 회의와 제1차 TTX는 한국의 계엄 사태와 그로 인한 불안정성 때문에 무기한 연기되었다. 이에 대해 라이더 대변인은 "한국에서의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조치"라고 언급하며, 향후 NCG 회의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업데이트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내부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한미 간의 군사적 협력이 잠시 보류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군사적 태세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라이더 대변인은 "주한미군은 여전히 한국에서 작전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있으며, 현재의 상황이 미군의 군사적 준비태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주한미군 장병들의 외출 제한과 관련된 질문에 대해, 라이더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장병들이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주한미군의 일상적인 활동에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차원에서의 협력은 그대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국 내부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고위급 방문이나 중요한 회의 일정이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은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