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휴전하며 한숨 돌린 헤즈볼라, 시리아에 파병하나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최근 내전으로 혼란에 빠진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지지를 명확히 했다. 헤즈볼라 수장 나임 카셈은 5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반군의 공세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카셈은 반군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며, 시리아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셈은 “헤즈볼라는 시리아 정부의 편에 서기로 결정했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반군의 공격을 막겠다”고 말했다. 이는 헤즈볼라가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정부군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록 구체적인 지원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카셈의 발언은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전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시리아 파병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는 이스라엘과의 최근 휴전 합의로 인해 가능해진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헤즈볼라는 과거 시리아 내전 초기에도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한 바 있으며, 최근 반군이 알레포와 하마를 연이어 점령하며 알아사드 정권의 통제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헤즈볼라의 역할이 다시 강조되고 있다.

카셈은 또한 반군 내 특정 세력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탁피리 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를 반군 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로 지칭했다. 탁피리는 시아파 무슬림 단체가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을 경멸적으로 부를 때 사용하는 용어로, 카셈의 이 같은 발언은 헤즈볼라가 시리아 내 반군을 단순한 적대 세력이 아니라, 국제적인 음모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헤즈볼라의 이러한 태도는 시리아 내전에 국한되지 않고, 레바논 및 중동 전역의 정세와도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 정권과의 오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란과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중동에서의 세력을 확장해왔다. 따라서 이번 발표는 단순히 시리아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동 내 헤즈볼라의 정치적·군사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헤즈볼라의 시리아 개입은 내부적 및 외부적으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시리아 내전은 이미 12년간 이어져 온 장기적인 분쟁으로, 지역 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헤즈볼라의 직접적인 개입은 시리아 내 갈등을 심화시키고, 국제사회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의 휴전 합의가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헤즈볼라의 역할은 중동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의 향방은 물론,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 간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헤즈볼라가 어떤 방식으로 시리아 정부를 지원할지, 그리고 그 결과가 지역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앞으로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