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리서 "北, 러시아에 더 많은 탄도미사일 제공 준비"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미국 고위 외교 당국자의 발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공개되며 국제사회의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27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이 러시아로의 무기 지원을 확대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공조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전쟁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에 이미 KN-23과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약 100여 발을 제공했으며, 이와 관련해 발사대 유지보수를 위한 군사 전문가들도 파견했다고 언급했다. 이는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이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와 일치하는 내용으로,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가 단발적인 수준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협력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선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국제사회의 경계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에 170mm M-1989 자주포와 240mm 개량형 방사포를 포함한 다량의 장비를 공급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북한이 새로 생산한 170mm M-1989 자주포 62문과 240mm 방사포 62문을 러시아에 인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적 협력을 통해 장비 공급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FT는 이미 지난 17일에도 북한이 170mm 자주포 50문과 유도탄 발사가 가능한 240mm 방사포 20문을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정보를 언급했다. 그는 "북한산 170mm 장거리 자주포와 240mm 장거리 방사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북한의 군사 지원이 러시아의 전쟁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러시아의 요청에 따라 1만8000여 개의 탄약이 담긴 컨테이너와 10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불법적으로 공급했으며, 이 무기들이 키이우와 자포리자 등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무기 거래는 군사적 협력을 넘어 상호 이익을 교환하는 복잡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드 차석대사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방공망과 같은 군사 기술뿐 아니라 연료와 장비를 제공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북한이 단순히 무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러시아와의 상호 보완적 군사 협력을 통해 자국의 군사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협력은 국제 안보와 유엔 제재 체계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우드 차석대사는 러시아가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즉각적으로 군대를 철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북한의 무기 지원 문제를 포함한 이 사안을 오는 12월 안보리 의장국 수임 시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국제사회가 북한과 러시아 간의 불법 군사 협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과 장거리 무기를 제공하며 전쟁 수행에 기여하는 행위는 국제사회의 안보 체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는 유엔 제재 위반일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적 공조를 견제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해야 하며, 이와 동시에 러시아의 전쟁 중단과 군대 철수를 압박하기 위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