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 입양인들을 인터뷰하는 등 국제 입양 관련 공부를 하고 있어요. 아들을 보면서 내 친가족과 모국에 대해 알고 싶어졌습니다." 벨기에 입양 한인 엘커 드메이어(한국명 한은희·52) 씨는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팀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에서 태어나 벨기에로 입양된 그는 이제 성인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여정을 시작했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한 씨는 1972년 8월 16일 부산에서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한 기록은 많지 않지만, 약 1년 후 1973년 7월 28일 부산시 장전동 501번지에서 발견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 어린 한 씨는 파출소를 거쳐 부산 성애원이라는 아동 양육 시설로 인계되었고, 이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벨기에로 입양되었다.

그의 입양 과정은 수많은 입양인들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세부 사항이 빠져있어 혼란스러웠다. 한 씨는 한국을 떠날 때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어렸고, 입양 기록 역시 간략하고 단편적이었다. 특히 그는 벨기에 양부모와의 삶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양부모는 알코올 중독자였으며, 가정 내에서 화가 나거나 불만이 생길 때마다 어린 그에게 분노를 표출하곤 했다. 그는 "벨기에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한 씨는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복잡한 감정과 고통으로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힘든 기억으로 인해 그는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친가족을 찾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곧바로 결혼했고,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가 재혼해 가정을 꾸렸다. 현재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성인이 된 아들, 딸과 함께 살고 있다.

한 씨가 친가족 찾기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그의 아들 덕분이었다. 그의 아들은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 입양인들을 인터뷰하며 국제 입양 문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출생 배경을 이해하려 했다. 아들은 2019년 한 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그의 입양기록과 관련 자료를 받았다. 이 과정을 통해 한 씨는 자신이 한국에서 태어났고, 일부는 여전히 한국에 남아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한국 방문 후 한 씨는 본격적으로 친가족 찾기에 나섰으나 원하는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입양 과정에서 많은 정보가 사라졌거나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대사관에 유전자 정보를 남겼지만, 아직 일치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그에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더해주었고, 더 깊은 뿌리 찾기의 의지를 불러일으켰다.

한 씨는 자신의 일부가 여전히 한국에 있음을 알게 된 후, 그동안 묻어둔 과거에 대해 마주할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는 "어린 시절의 힘든 기억 때문에 과거를 잊으려 했지만, 아들이 한국의 역사와 국제 입양 문제를 공부하는 것을 보면서 뿌리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깨달음이 그를 친가족을 찾고 싶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출생과 입양 과정을 알아보며 한국 사회와 역사에 대한 관심도 깊어졌다. 특히 그가 입양된 1970년대는 한국에서 국제 입양이 급증하던 시기였고, 수많은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한 씨는 이런 배경이 자신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고 싶어졌다. 이러한 탐구 과정은 안전놀이터와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통해 이어졌다.

그는 친부모와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뿌리를 찾는 과정이 자신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한 씨는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의 여정을 걸어왔는지 알 수 있는 단서들을 통해 삶의 퍼즐을 완성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아들, 딸에게도 진정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한 씨의 이야기는 수많은 국제 입양인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 문제와 뿌리 찾기에 대한 갈망을 대변한다. 그는 자신의 삶을 통해 국제 입양 과정에서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그들이 성인이 되어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 씨의 사례는 국제 사회가 입양인의 권리와 그들의 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원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입양 과정에서의 아픔과 상처에도 불구하고, 한 씨는 친가족을 찾기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020년 주벨기에 한국대사관에 유전자 정보를 남겼지만, 아직까지 일치하는 가족을 찾지 못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온 한인으로서의 뿌리를 잊지 않고 있다.

엘커 드메이어 씨는 아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 문화를 배우고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이는 그의 인생에 새로운 의미를 더해주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회피하기보다는 마주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한 씨의 이야기는 슬롯사이트와 같은 여러 플랫폼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야기다.

한 씨는 앞으로도 친가족 찾기를 계속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의 여정은 단지 개인의 과거를 찾는 것이 아닌, 수많은 국제 입양인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는 "누구에게나 뿌리를 찾고 싶은 갈망이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가 다른 입양인들에게도 용기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