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백악관 탈환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선거 결과를 지켜본 두 후보 지지자들의 개표 파티 현장은 극명히 대조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축제의 밤을 즐겼지만, 해리스 지지자들은 눈물을 머금으며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정되면서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 모인 그의 지지자들은 음악을 틀고 춤을 추며 축제 분위기에 빠졌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인 워싱턴 DC의 하워드대학에 모인 해리스 지지자들은 불리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까지 희망을 놓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그녀의 패배 연설을 지켜봐야 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선거 당일 저녁 8시 30분 무렵부터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 인파가 모이기 시작했다. 많은 지지자들은 휴대전화와 보수 매체 폭스뉴스의 중계 화면을 지켜보며 초조하게 개표 상황을 기다렸다. 트럼프가 버지니아주에서 근소하게 앞서간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현장의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밤 11시 15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 경합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승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팜비치 현장은 환호와 함성으로 가득 찼다. 지지자들은 승리를 확신하며 머리 위로 주먹을 치켜들었고, 트럼프의 선거 구호인 '마가(MAGA)'의 주제가 'Y.M.C.A.'가 울려 퍼지자 지지자들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음 날 새벽 1시 47분, 폭스뉴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가장 먼저 선언하면서 컨벤션 센터는 승리의 환호로 가득 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가 직접 현장에 도착해 지지자들 앞에 서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그가 백악관을 되찾은 것을 환영했다. 안전한 놀이터를 위한 열띤 지지 속에서, 지지자들은 그를 마치 영웅처럼 바라보며 환호했다.

WSJ은 이날 트럼프 지지자들이 그를 '영웅'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부터 암살 시도에 이르는 다양한 '역경'을 이겨내고 4년 만에 다시 대통령직을 되찾은 인물로 지지자들 사이에서 더욱 존경받고 있었다. 특히 아칸소주에 사는 헝가리 출신 이민자 줄리아나 발로그(70)는 두 팔을 벌리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맙소사, 눈물이 난다"라고 말했다.

개표 파티에는 선거 참관인으로 일한 뒤 합류한 지지자들도 다수 있었는데, 그중 메리 켈리(80)는 왼쪽 가슴을 두드리며 "행복하다"고 감정을 표현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여러 시련 속에서도 백악관을 되찾은 데 대한 감사와 안도감을 느꼈으며, 이번 선거가 그들의 기대와 소망을 실현한 순간으로 받아들여졌다.

새벽 5시 30분께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이 트럼프의 승리를 일제히 보도했다. 개표 초반부터 들뜬 분위기가 이어진 팜비치와는 달리,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인 하워드대에서 열린 민주당 개표 파티는 가라앉은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득표율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일부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적'이 일어나길 기도했다.

결국 이튿날 새벽 1시, 해리스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세드릭 리치먼드가 단상에 올라 해리스 부통령이 현장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자, 민주당 지지자들은 패배의 쓴 맛을 느껴야 했다. 리치먼드는 "아직 집계될 표가 남아있다"고 강조했지만, 지지자들은 낙심한 표정으로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기 시작했다.

CNN 등 주요 방송사들도 트럼프 측으로 승기가 넘어갔다는 분위기를 보도하면서 민주당의 '힐러리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뉴스는 8년 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에게 패배했을 당시와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하며, 민주당에게 이 패배는 '악몽' 그 자체였다고 보도했다.

힐러리의 패색이 짙어지던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캠프 의장은 뉴욕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지지자들 앞에 나타나 힐러리가 그날 현장에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장면이 떠올랐다. 이번 해리스의 패배 역시 그와 같은 상황에서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씁쓸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슬롯사이트를 지지하는 사람들 역시 이날의 결과에 혼란을 겪었다.

이로 인해 해리스 지지자들은 낙심한 표정으로 현장을 떠나면서 바닥에 성조기를 버려두고 떠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는 그들이 느낀 상실감과 실망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8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미국 정치의 변화 앞에서 깊은 좌절을 느끼고 있었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의 정치적 판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에서도 그의 집권이 미칠 파급력을 주목하고 있으며, 트럼프의 고립주의 정책은 앞으로 세계 각국과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