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요르단 정상도 나섰지만…가자 지구 휴전 합의될까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시행 첫날인 27일, 가자지구에서 즉각적인 휴전과 제한 없는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두 정상이 카이로에서 만나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표는 하마스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멈추고 휴전에 합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같은 날 전해졌다.

하마스의 고위 관계자는 이집트, 카타르, 튀르키예와 같은 중재자들에게 휴전 합의와 포로 교환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통보했다고 AFP통신에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이 같은 태도는 2022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 이후 처음으로 휴전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합의하며 27일 새벽부터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근 몇 달간 이스라엘의 강력한 공습과 레바논에 대한 지상 작전으로 헤즈볼라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하산 나스랄라를 포함한 지도부 인사들이 제거되고 조직의 기능이 상당 부분 마비된 상태다.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 후 "조직의 생존 자체가 승리"라고 주장하며 일시적인 재정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번 휴전에는 가자지구 전쟁의 중단을 요구했던 헤즈볼라의 조건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휴전으로 북부 방어 부담이 줄어들자, 가자지구의 하마스를 겨냥한 공습을 더욱 강력히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과거 헤즈볼라의 존재로 인해 제한되었던 군사적 옵션들이 다시 활성화된 상황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현재 하마스가 인질로 잡고 있는 100명가량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극우 세력의 압박을 받고 있어,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합의를 이루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을 제기하며, 연립 정부에서 극우 세력이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3개월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 피난민으로 전락한 가자지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이 가자지구에도 평화를 가져올 수 있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4만4,249명이 사망하고, 10만4,746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숫자는 무장대원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지만, 국제기구들은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과 미성년자라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휴전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내 피난민 거처로 사용되는 학교와 병원 등을 공격하며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시간 동안의 공습으로 최소 33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혔다.

국제사회는 이러한 상황에 우려를 표하며 인도적 지원의 확대와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양측의 대립은 여전히 팽팽하다.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